서울고법 97구19986 (1998.01.14)
- 제목
- 행정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판결문
【원 고】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상운)
【피 고】 검찰총장
【변론종결】 1997. 12. 17.
【주 문】
1. 피고가 1997. 4. 26.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목록 기재 정보 에 대한 정보공개(열람ㆍ등사)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 5, 갑 제5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의 아들인 망 소외 1은 1996. 6. 7. 04:40경 광주 동구 산수1동 산수오거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나. 이에 원고는 1996. 7.경 광주지방검찰청검사장에게 소외 2, 소외 3, 소외 4를 위 교통사고의 가해자로 고소(진정)하였다.
다. 그러나 광주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1996. 12.경 위 소외 2, 소외 3, 소외 4에 대하여 각 혐의없음 결정(광주지방검찰청 96형제26189호 사건임)을 하였다.
라. 원고는 1996. 12. 광주고등검찰청검사장에게 항고하였으나(항고 사건 : 광주고등검찰청 96항제673호), 같은 검찰청 소속 검사는 1997. 2. 27.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였고, 원고는 1997. 3. 19. 피고에게 재항고를 한 후(재항고 사건 : 대검찰청 97재항584호) 1997. 4. 21. 피고에게 재항고이유를 주장하기 위하여 주문 제1항 기재 정보의 공개(열람 및 등본의 교부)를 청구(이하 '이 사건 청구'라 한다)하였으나, 피고는 1997. 4. 26. 원고에게 위 각 기록은 수사 중인 기록으로서 대검찰청의 기록열람ㆍ등사에관한업무처리지침시달(대검예규 제244호, 1996. 5. 31.)에 따라 원고가 제출한 서류에 대하여서만 열람ㆍ등사가 가능하고 주문 제1항 기재 정보는 열람ㆍ등사가 불가하다는 취지의 회신(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수사기록에 관한 정보는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를 공개하면 국가형벌권의 행사에 지나친 방해가 되며, 사건 관련자의 인격권이 침해되거나 원고가 참고인들에 대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 협박할 염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원고의 재항고를 기각할 경우 원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정보공개의 실익이 없으니, 이 사건 처분은 관계 법령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2) 원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은 헌법 제21조가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인 '알 권리'와 헌법 제27조 제5항소정의 피해자 진술권을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평등권, 행복추구권,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 법적 구조를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 법령
(1)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27조 제5항은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0조 제1항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이하 "사건관계인"이라 한다)는 별지 제5호 서식에 의한 사건기록열람ㆍ등사청구서에 의하여 재판확정기록의 전부나 일부에 대하여 열람ㆍ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로 피고인을, 그 제2호로 형사소송규칙 제26조 제1항의 소송관계인을, 그 제3호로 청구사유를 소명한 고소인ㆍ고발인 또는 피해자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의 사건관계인 및 참고인은 별지 제5호 서식에 의한 사건기록열람ㆍ등사청구서에 의하여 불기소사건기록, 진정ㆍ내사사건기록 등 검사의 처분으로 완결된 사건기록 중 본인이 제출한 증거서류의 전부나 일부에 대하여 열람ㆍ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2조는 검사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기록의 열람ㆍ등사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호 내지 8호로 그 제한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 인정사실
앞서 채용한 증거들과 갑 제3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위 광주지방검찰청 96형제26189호 사건의 피의사실의 요지는, 위 소외 2은 (차량번호 생략)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자이고, 위 소외 3는 프레스토 승용차를 운전하는 자이고, 위 소외 4는 50cc 오토바이로 신문배달을 하는 자인데, 위 소외 4가 1996. 6. 7. 04:40경 광주 동구 산수1동 산수오거리에서 위 망인을 그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진행하던 중 위 소외인들의 과실로 위 오토바이가 위 프레스토 승용차와 먼저 충돌하여 위 망인이 횡단보도에 쓰러지고 뒤따라오던 위 시내버스가 위 망인을 충격하여 위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2) 광주지방검찰청 검사는 위 사건에 관하여 수사를 한 후 위 소외 3, 소외 2에 대하여는 사고를 목격한 참고인 소외 5, 소외 6, 소외 7의 진술과 실황조사서의 기재 내용이 위 소외 3, 소외 2의 변소, 즉, 위 망인이 오토바이를 탄 채 신호를 위반하여 진행하였다는 내용의 변소에 부합하고 위 소외 3, 소외 2에 대하여 달리 과실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위 소외 4에 대하여는 그가 오토바이를 운전한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각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다.
(3) 원고는 위 혐의없음 결정을 통보받고 위 사고에 대한 수사와 결정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항고를 하였으나, 광주고등검찰청 검사는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의 불기소 이유를 원용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여,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재항고를 한 후 재항고사유를 구체적으로 주장하기 위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하였다.
(4) 위 대검찰청의 기록열람ㆍ등사에관한업무처리지침시달에 의하면, 수사 중인 기록(항고ㆍ재항고 중인 기록, 내사ㆍ진정 중인 기록을 포함한다)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열람ㆍ등사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피의자(피항고인ㆍ피재항고인, 피진정인ㆍ피내사자를 포함한다), 피의자의 변호인 또는 보조인, 법인인 피의자의 대표자, 청구사유를 소명한 고소인ㆍ고발인(항고인ㆍ재항고인, 진정인을 포함함다) 또는 피해자 및 참고인은 본인이 제출한 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열람ㆍ등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다만, 위와 같이 열람ㆍ등사를 청구할 수 있는 때에도 검찰사무규칙 제22조 제3호 내지 제5호, 제7호, 제8호의 사유가 있거나 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라. 판단
(1) (가) 위 헌법 제21조소정의 언론ㆍ출판의 자유, 즉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할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은 자유로운 의사의 형성을 전제로 하고, 자유로운 의사의 형성은 정보에의 접근이 충분히 보장됨으로써만 비로소 가능한 것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정보에의 접근ㆍ수집ㆍ처리의 자유, 즉 '알 권리'는 표현의 자유와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으며, 자유권적 성질과 청구권적 성질을 공유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나) 자유권적 성질은 일반적으로 정보에 접근하고 수집ㆍ처리함에 있어서 국가권력의 방해를 받지 아니한다는 것을 말하며, 청구권적 성질은 의사형성이나 여론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수집을 방해하는 방해제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바, 이는 정보수집권 또는 정보공개청구권으로 나타난다.
(다) 이러한 '알 권리'는 그 실현에 있어 법률의 제정이 뒤따라 이를 구체화시키는 것이 충실하고도 바람직하지만, 그러한 법률이 제정되어 있지 아니하다고 하더라도, 위 헌법 조항에 의하여 직접 보장되는 권리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1. 5. 13. 선고 90헌마133 결정참조)
(라) 다만, 위 '알 권리'도 기본권 제한의 일반적 법률유보조항인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할 것이다.
(2) 위 예규는 위 검찰사무규칙을 구체화시킨 것이라 할 것이다.
(3) (가)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각 수사기록에 대한 원고의 열람ㆍ등사청구권은 자기에게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정부 보유 정보에 대한 청구권으로서, 헌법에 의하여 직접 보장되고 있는 위 '알 권리'에 포함된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위 형사피의사건의 피의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부로서 고소인이고, 위 형사피의사건에 대한 수사가 일응 종결되어 재항고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원고에게 위 각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ㆍ등사를 허용하여도 수사기밀이 누설되어 국가형벌권의 행사가 현저히 방해받을 염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헌법재판소 1997. 11. 27. 선고 94헌마60 결정의 제17면 8행부터 11행까지의 부분은 피의자에 대하여는 수사단계에서 열람ㆍ등사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 또한 피고는 위 각 수사기록의 열람ㆍ등사가 국가기밀의 누설이나 증거인멸, 증인협박, 사생활침해, 관련사건 수사의 현저한 지장 등과 같은 폐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을 경우 각각의 수사기록(예를 들면, 사법경찰관 작성의 실황조사서, 검사 작성의 참고인에 대한 진술조서 등)에 대하여 그러한 사유를 밝혀서 그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 할 것이지만,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각각의 수사기록에 대하여 위와 같이 공개를 거부하는 정당한 사유를 밝히지도 아니한 채(당원의 주장ㆍ입증 촉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도 이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ㆍ입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각 수사기록에 대한 목록조차 밝히지 아니하고 있다)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전부 거부하였으니,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에 나아갈 필요 없이 원고의 '알 권리'와 형사피해자 진술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이라 할 것이다.(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각 수사기록에는 위 소외 2, 소외 4, 소외 3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위 소외 5, 소외 6, 소외 7에 대한 각 진술조서, 사법경찰관 작성의 실황조사서 등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위 실황조사서에 대하여 열람ㆍ등사를 허용하는 것이 국가기밀의 누설이나 증거인멸, 증인협박, 사생활침해, 관련사건 수사의 현저한 지장 등과 같은 폐해를 초래할 것으로는 일응 보여지지는 아니하며, 위 형사피의사건이 교통사고인 점을 고려하여 보면 나머지 수사기록에 대하여 열람ㆍ등사를 허용하여도 피고가 주장ㆍ입증하여야 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위와 같은 폐해를 초래할 것으로 보여지지도 아니한다)
(라) 그리고 피고가 원고의 재항고를 기각할 경우 원고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지만, 그 헌법소원은 원고의 기본권 침해에 대한 구제절차로서 그러한 절차가 보장된다 하더라도, 피고의 정보공개 거부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투는 이 사건에서의 위와 같은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정당하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완구(재판장) 최재형 이원일